[영화 리뷰+] '명당' 명배우 조승우에 지성까지 더했는데…도대체 왜?

입력 2018-09-17 11:35   수정 2018-09-17 11:40


배우들 연기도 좋고, 볼거리도 있는데 남는 게 없다. 기대가 높았던 게 독이 된 걸까.

영화 '명당'은 풍수지리로 인간의 운명은 물론 국운까지 바뀐다는 이야기를 담았다.흥선대원군이 2명의 왕이 나온다는 지관의 말을 듣고 충남 가야사 옛터에 아버지 남연군의 무덤을 이전했다는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한 것.

흥미로운 소재뿐 아니라 영화 '관상', '궁합'에 이어 역학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지면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조승우, 지성이라는 배우까지 더해지니 추석 기대작에 빠지지 않고 꼽혀왔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흥선(지성 분)의 개인적인 욕망은 현실을 반영하며 설득력을 높였다. 하지만 땅의 기운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까지 달라진다는 광대한 스토리까지 이야기가 퍼져가면서 몰입도는 떨어진다. 마지막 엔딩은 "너무 갔다" 싶을 정도의 허무함까지 더한다.


캐릭터 역시 단조롭다. 실존 인물인 흥선의 모습은 이전까지 영화, 드라마를 통해 무수하게 봐왔던 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도정치가 극심했던 시기, 살아남기 위해 상갓집 개처럼 미치광이 노릇을 하지만 시시때때로 욕망을 드러내는 모습은 뻔히 아는 그거다. 어린 왕 헌종(이원근 분)의 안타까운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흥미를 끄는 포인트가 있다면 장동 김씨 세도정치의 시작을 묘 이전으로 본 것. 김좌근(백윤식 분)이 가문의 부귀영화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 묏자리를 찾아 나서고, 아들 김병기(김성균 분)가 후손을 위해 조상에게 칼질하는 모습은 인간의 추악한 욕심을 보여준다.

갈등관계 역시 단순하다. 장동 김씨 일가와 그들에게 짓밟히는 왕족과 박재상의 선악 구도는 쉽다. 예상한 그대로다. 막판에 흥선과 박재상의 욕망이 엇갈리는 부분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박재상의 조력자이자인 구용식(유재명 분)이 극의 유머를 담당하지만 극을 환기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이야기의 아쉬움을 채우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안방극장에서 활약 중인 조승우와 지성은 스크린에서도 통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절대 악 김좌근, 김병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백윤식, 김성균의 연기력이었다. 믿고보는 배우들은 역시 믿고 볼 만했다.

볼거리도 없는 건 아니다. 한 장면 한 장면 정성껏 촬영한 게 느껴지는 앵글부터 마지막 가야사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 액션까지 '명당'은 나름대로 126분 동안 열심히 휘몰아친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드는 게 '명당'의 한계다.

오는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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